혹시 김철희 이모님이 배정되셔서,
정보수집차 이글을 보게 되셨다면,

김철희 이모님의 미역국을 드시겠군요…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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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인데, 편지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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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님과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벌써 한 달의 시간이 흘렀어요.
후기를 빨리 쓰고 싶었는데, 후기를 쓸 수 있는 여유는 허락되지
않더라고요… 그동안 이모님 덕분에 얼마나 편했는지 뼈저리게
느낀 한 달이었습니다.

혹시, 산후도우미 서비스 이용이 망설여져서,
정보를 수집하느라, 이글까지 보게 되신 분이 있을까요?

저는,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으려고 했었어요.
첫아이라 모든 게 조심스럽고 염려스러웠고,
조금 힘들어도 내 아이 내가 케어하자 생각했어요.

산후조리원 드라마를 보면, 그 안에서 점점 엄마가 되어가잖아요.
산후조리원에서 열심히 배워오면 될 거라 생각했어요

어리석었죠…(류승룡말투)

현실의 산후조리원은 말 그대로 산후에 조리를 하는 곳이지,
내 아이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산후조리원이 잘못된 게 아니에요.
조리원 시기, 약 생후 3주까지의 발달보다 그 이후가 스펙터클해서, 조리원에서는 정말 산후조리에만 힘써 앞으로 육아에 쓰일 체력을 적립해놔야 하는 거였어요.

아가도 먹고 자고만 할 때라, 성향이 크게 발현되지도 않고요.

그렇게, 갓 태어난 산모 상태로 조리원을 퇴소한지 일주일 만에
울며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찾았어요.

몸이 힘든 것보다, 모르는 게 많아서 아가를 고생시키는 게 괴롭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불안해서, 남편에게 2일만 겪어보고,
아니면 안 할 거라고 말했어요.

서론이 길었으니, 결론을 말할게요.
산후조리원 드라마는 예고편이고,
본편으로 [산후도우미] 드라마가 나와야합니다.

본게임은 도우미님과 함께하니까요…

그리고,
제 드라마의 주연이신 김철희 이모님 보고싶어요…ㅠㅠ

이모님 뵙고 싶은데, 둘째를 가져아할까봐요 -…-
그땐 산후조리원 일주일만 하고, 그 돈 아껴서 이모님과 더 긴 시간을!

정말 산후도우미 서비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코스였어요.
할 수 있다면 무조건 최대한 길게! 된다면 100일까지 추천합니다.

전 그러지 못해서.. 지금 날로 초췌해지고 있습니다..

이모님이 오시는 오전 8시30분을 생각하며,
혼돈의 긴 밤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제게 큰 힘이 되어주셨어요.

처음뵌 날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제 불안이 녹더라고요.
너무 편한 미소로 인사해주셨고, 특히 이모님 목소리가
클래식 라디오 DJ처럼 나긋하고 우아하셔서, 불안을 없애줘요.

그 목소리와 다정함으로 아이를 대해주시니,
아이도 이모님만 오시면 차분하고 편안해지더라고요.

첫 주가 흘러, 주말이 되었을 때,
아가가 이모님이 오시는 시간이 되니까
연신 현관문 쪽을 빤히 보는 것 같았어요.
( T 성향인 이모님은 엄마가 상상이 크네하시며 웃으시겠네요)

아무튼, 그렇게 한 주 만에 저희에게 큰 존재가 되셨어요.

이모님 덕분인지, 아이가 좀 빠르게 활짝 웃고, 옹알이를 시작한거 같은데,아가가 처음 소리를 냈을때,

“내가 이 나이에 어디서 이렇게 예쁜 소리를 듣겠어”

하시는데, 일을 노동이 아닌 사랑으로 하시는 거 같아서
감사하고 존경스럽고 감동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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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희 이모님은, 유연하신 분이에요.
주어진 상황에 대한 파악이 빠르시고, 그 안에서 최적의 동선과
효율을 찾아내시는 능력이 있으세요.

아이를 안고 있기에 가장 적합한 우리집 쇼파에 맞는 자세와
맘마존의 적절한 동선, 주어진 식재료 안에서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을
척척 구현해 주셨어요.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았는데, 이모님이 오시니, 모든 게 역할을 찾더라고요.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건 제안해주시고,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셨는데, 정보력이 상당하셔서, 끊임없이 학습하시는 분이라는 걸 느꼈어요.

이모님 손맛에도 그 지식과 유연함과 응용력이 묻어나와서,
호불호없을 대중적인 음식인데, 묘하게 달라요.
식감이 독특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한 끗이 있어요.

혹 반찬가게 하실 생각 없으신지 여쭤보게 되더라고요.

산모는 도우미님 계실동안 좀 자야하는데,
이모님 계시는 동안에 이상하게 생기가 돌아서,
자라고 재우시던 것도 너무 그립네요…

이모님이랑 나누는 대화가 너무 힐링이라 어쩔 수 없어요
100일을 웅녀처럼 갇혀야 하니, 나중엔 타인과 나누는 대화도
그리 소중해집니다.

와중에 이모님 목소리도 좋고, 말씀도 조리 있으시니 어쩔 수가 없는데,
그래도 산모님들 꼭 참고, 이때 많이 주무세요.

아이 변비, 심장잡음, 배꼽탈장등 많은 이슈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차분하게 대처해 주시고, 응급실 가겠다는 저를 말리시며, 적절할때에 병원에 함께해주신 김철희 이모님 덕분에,
가장 격동인 시기를 유연하고 평안하게 보냈네요.

아이를 돌보다, 이모님이 아이에게 하시던 말을 이모님 어조로
말하기도 해요. 그럼 아이가 진짜 환하게 웃어요.

이모님이 아이를 돌보는 모습을 옆에서 보며,
자연스럽게 배운 것들이 저와 아이를 더 단단히 이어주는 거 같아요

이모님에 대해 말할 게 산더미지만,
이모님 이미 부담스러우실 거 같아 여기서 줄일게요.



사진: 이모님의 한 끗 다른 미역국